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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실험실

P2P 투자, 내가 도시락 싸들고 말리고 싶은 이유

by 프리랜서 이루 2020.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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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투자를 하고 싶으신가요?

글쎄요, 저라면 하지 않겠습니다. 비추합니다. P2P보다 나은 투자처를 택하겠습니다.

 

물론 P2P 금융이 괜찮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에는 동의합니다만, 어디까지나 호황일 때, 제대로 관리 감독이 될 때 얘기고요. 지금 같은 코로나 불황기에는 기웃거리지 않을 겁니다.

 

 

내 첫 번째 P2P 투자, 결과는?

 

제가 처음으로 투자한 P2P 투자 업체는 8퍼센트였습니다. 업계에서 대규모 투자를 받은 업체라서 그나마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고, 처음 경험하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라서 호기심이 컸거든요.

2018년에 처음으로 소액을 투자했는데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2년간 무려 40%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성투한 것 같죠?

 

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실제 투자 수익률은 마이너스 3%에 그쳤습니다. 업체에서 마케팅 목적으로 제공한 리워드(포인트)가 없었다면 원금도 못 건졌을 겁니다. 순전히 운이 좋았죠... 참 고맙게 됐지만(!?), 재투자할 생각은 없습니다. 제 네이버 블로그를 보시면 2년간 작성한 P2P 투자 후기 변천사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내가 P2P 투자를 말리는 이유

 

 

1. 도덕적 해이

 

P2P 대출 구조, 선순환만 된다면 정말 좋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채무자, 중개업체의 책임 의식과 신뢰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시장에선 그게 참 어려워 보입니다. 투자 정보도 턱없이 부족하고요.

 

채무자가 작정하고 안 갚으면 답이 없습니다. 대출 받은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곧바로 연체, 파산... 네, 그런 채무자들이 꽤 있더군요. 이건 뭐, 처음부터 안 갚을 생각이었겠죠. 일반 개인 투자자가 이런 숨은 흑심을 가늠할 방법은 없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과연 소액 분산 투자가 의미가 있을까요? 중개 업체도 중개 수수료만 받으면 땡, 아무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라면 모든 피해는 오롯이 투자자의 몫입니다.

 

 

2. 과도한 투자 이벤트/리워드

 

P2P 업체가 240여 곳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난 몇 년간 경쟁적으로 마케팅하며 투자금을 유치해왔죠. 대개 빵빵한 리워드를 내세웁니다. 저도 본의 아니게 업체 마케팅의 수혜자가 됐네요. 우수 후기 선정되어 포인트 받고 수익률 만회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업체들을 보니 훨씬 화려하더군요. 백화점 상품권도 주고...

 

그런데 제대로 된 업체라면 리워드 낚시에만 열을 올릴 게 아니라, 채무자 검증 능력을 높이고, 투자자에게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고, 연체가 발생했을 때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대출금을 회수해야 합니다. 포장 말고 본업을 잘해야죠... 가령 100만 원 투자자에게 10만 원 상품권 주면 뭐 합니까? 회수금이 50만 원이 된다면...?(할많하않)

 

 

3. 연체율 0%?

 

지금 나라에 사기꾼이 많습니다. 제도권 금융에서 버젓이 5,000억 원대 사기를 친 옵티머스 펀드를 보세요. 그 많은 금융회사와 금감원조차 정말 눈뜬장님인가 싶을 만큼 제대로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오래전 제가 펀드 관리하는 은행에서 행원으로 일했었는데요. 이거 정말 시스템적으로 말이 안 되는 거예요. 고객님 돈만 가로채려는 실적쟁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물며 이제 막 제도권 금융에 편입된 P2P는 어떨까요? 정말 차세대 혁신 핀테크 금융회사를 목표로 회사를 키운 CEO도 있을 테지만(과연 얼마나 될까...), 그렇지 못한 먹튀 사기꾼도 참 많습니다.

 

몇 년째 연체율 0%였으니 믿을 수 있다고요? 아니요. 열심히 '돌려막기' 하는 업체일지도 모릅니다. 차라리 투명하게 연체율을 공개하는 업체가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솔직히 요즘은 불신만 쌓여요 ㅠㅠ (지급 문제 불거진 시소 펀딩, 넥펀 기사 ↓↓↓)

 

연체율 0% 라더니 또 '먹튀' 우려…P2P 투자자 불안 ↑

온투법 시행 D-7, 원금 지급 지연 사태 또 발생연체율 0%도 못 믿어…사기·돌려막기·폐업 속출P2P 업계 자정작용 미미…금감원 "개별 P2P..

it.chosun.com

P2P '넥펀' 돌려막기 혐의로 경찰 수사…투자자 발 동동 | 연합뉴스

P2P '넥펀' 돌려막기 혐의로 경찰 수사…투자자 발 동동, 김다혜기자, 경제뉴스 (송고시간 2020-07-15 06:10)

www.yna.co.kr

 

 

온투법 시행, 그 후...

 

2020년 8월 27일, 드디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투법)이 시행되었습니다. P2P 금융이 제도권으로 들어온 셈인데요.

이제 일반 개인투자자의 업체당 투자 한도는 기존 2,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부동산 관련 투자는 1,0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낮아지게 됩니다. 사실 투자자 입장에선 이것 말고는 아직까지 뚜렷한 변화를 체감하진 못하겠네요.

 

온투법이 시행됐으니, 이제 옥석이 가려지고 부실 업체를 처벌할 수 있을까요? 글쎄요. 온투법 등록 유예기간이 1년이라는데, 그때까지 어떻게든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투자금을 긁어갈 생각만 하는 악덕 업체가 있지 않을까... 아니, 저는 꽤 있을 거라 거의 확신합니다.

분명히 먹튀/사기/부실 업체 더 나올 거예요. 이제 인당 투자 한도가 낮아졌으니 자금 공급이 전반적으로 줄어들 테고, 업체들은 자금 확보하려고 더 화려한 리워드나 높은 금리를 내걸지도 모릅니다.

 

1년 후에는 부실 업체들이 정리돼서 투자 환경이 그나마 나아질 겁니다. 어쨌든 온투법 최소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업체만 살아남을 테니까요. 문제는 그러지 못한 업체들에 이미 투자한, 그리고 투자할 투자자들입니다. 자금 회수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 전액 날릴 수도 있습니다.

 

 

 

 

 

소액 투자금일수록 더욱더 소중하다

 

P2P 투자 한도 1,0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소액 투자자일수록 신중하게 결정하세요. 굳이 P2P에 투자하고 싶으시다면, 위험을 감수하고 싶으시다면, 정말 없는 돈이다 여길 수 있는 진짜 소액으로만 투자하세요. 저라면 (굳이 해야 한다면) 지켜보고 1년 후에 진입하겠습니다.

 

P2P는 기간이 정해진 채권 상품입니다. 기한 내 채무자가 갚지 못하면 투자자는 최악의 경우 투자금 전액을 날리게 될 수 있습니다. 원금 보장, 당연히 안 됩니다!

반면 주식이나 펀드는 역시 원금을 보장해 주진 않지만, 적어도 회사가 망하지 않는다면 평생 미련하게 들고 갈 수라도 있습니다. 중간중간 배당을 받거나 손실이 줄어들 때까지 기다릴 수도 있고요. (물론 여윳돈으로 투자했다는 전제 하에.)

 

0%대 저금리 시대에 10% 넘는 P2P 상품 금리를 보면 솔깃해집니다. 하지만 몇 푼 더 벌기 위해 단기간에 -100%라는 큰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지 한 번만 더 충분히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하시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어제보다 행복한 부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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